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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총장 자서전/ 2 / 꽁초줍는 총장, 아름다운 캠퍼스 톱 10

몸소 실천하는 것이 교육적 효과 커



 

총장이 되고 나서 맨먼저 했던 일은 학교 구석구석을 살피고 모든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대학 총장이면 근엄하게 총장실에 앉아 학교 업무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나의 이런 행동이 돌출적이라고 여겨지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업무 보고나 받고 지시나 내리자고 내가 대학 총장이 된 것은 아니었다. 그럴 바에는 재단 이사장으로 뒷자리에 물러나 있는 것이 나을 것이었다. 설립자로서, 총장으로서, 나는 학생 하나하나, 교정의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마저 허투루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 소중했다.


새벽부터 학교를 돌아보면서 휴지도 줍고 꽁초도 줍곤 했다. 순시를 하다가 바닥에 떨어진 꽁초나 휴지를 줍는 것은 김안과 시절부터 몸에 배인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총장이 담배꽁초를 줍는데 그대로 앉아 있는 학생은 아직 보지 못했다. 대개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일어서서 자기가 줍겠다고 나선다. “어이, 학생! 담배꽁초 좀 줍지.”라고 지시하는 것보다 훨씬 더 교육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교내 순시중 휴지를 줍다

또 나는 모든 일을 하는 데 청결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부가 제대로 될 리가 없고 대학의 낭만도 찾아지지 않는다. 학교를 찾는 방문객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투명한 학사 행정도, 투명한 대학 경영도 청결함이 근본에 깔려 있어야 한다.

 

김희수총장이 교정을 돌며 손수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줍고 있다.


총장인 내가 학교나 병원에서 휴지와 꽁초를 줍고 다닌다고 하니까 매스컴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고, 많은 곳에서 기사화하기도 했다. 학생회관, 기숙사, 운동장, 학군단까지 속속들이 다니며 쓰레기를 줍고 잡초를 뽑아내는 일은 나에게는 운동이자 청소까지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시간이었다. 그런데 사람들 눈에는 좀 별스런 일로 비쳐졌던 것 같다. 그래서 ‘꽁초 줍는 총장’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한동안 나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어 버렸다.


지금은 우리 대학에서 휴지나 꽁초 보기가 어렵다. 학교 곳곳에 쓰레기통을 7m 간격으로 설치하긴 했지만, 줍고 싶어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내가 하도 쓰레기를 줍고 다니니까 학생들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철저히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건양대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의 첫인사가 학교가 깨끗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한 신문에서 전국 대학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름다운 캠퍼스 톱 10’에 우리 대학이 선정되었다는 기사와 기념패를 보내오기도 했다.


건양대병원에서도 나의 쓰레기 줍기는 계속된다. 새벽마다 지하층부터 11층 꼭대기까지 돌아보는데 요즘에는 별로 주울 것이 없다. 병원 교직원들에게도 청결 마인드만큼은 확실하게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 대회 때 대전에서 가장 후발 병원이던 건양대병원이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지정병원’으로 유일하게 선정되었던 것도 청결한 환경과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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