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의약품 리베이트가 지난해 11월 우여곡절끝에 시행된 쌍벌제 이후에도 근절되지 않고 독버섯 처럼 제약업계 및 의료계 전반에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강력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쌍벌제 시행 이후 자제 분위기 였던 불법 의약품 리베이트 제공이 일부 몰지각한 제약사를 중심으로 암암리에 자행되어 오다 최근 검찰의 합동단속에 덜미가 잡혔다.
제약업계의 암적인 존재인 이들 업체는 정상적인 영업환경을 마련하려는 대부분의 제약사들까지 도매금으로 '나쁜 제약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등 피해를 주고 있어 이번 기회에 '공공의 적'으로 규정해 영구 퇴출시켜야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에서는 자정하겠다고 하고 돌아서면 '자기만의 영업 이익을 위해 앞뒤 가리지 않는' 제약회사는 더 이상 존재의 가치가 없는 만큼 국내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정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은 25일 제약업체나 도매업자한테서 뒷돈을 받은 의사 1600여명과 약사 3백여명등을 적발해 보건복지부에 면허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된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부장검사 김우현)'은 지난 7~12월 리베이트 수수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 결과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사 및 제약회사 영업본부장 및 대표 등 25명을 적발했다.
전담수사반은 이 중 개업자금으로 5000만원을 받은 의사 등 11명을 약사법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고, 14명을 같은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의약품도매상 U업체 김모(48) 대표는 지난해 12월 개업을 준비 중인 의사 이모(36)씨에게 선지원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제공하고 3000만원을 무이자로 대여하는 등 2009년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경북지역의 의사 22명과 약사 8명에게 합쳐 4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J제약회사 영업상무인 신모씨는 지난해 8월 G병원에 간납업체인 주식회사 T약품 장모 대표로부터 "G병원 창립 52주년 기념시계'대금을 결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1억원을 대납해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O제약회사 이모 전무이사와 시장조사업체 H사 최모 대표는 지난해 3~4월 전국 858명의 의사에게 2페이지 분량의 설문조사의 대가로 건당 5만원씩 총 13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아울러 전담수사반은 수사결과를 보건복지부 등 관련기관에 통보하고, 리베이트 수수사실이 확인된 의사 1644명과 약사 393명, 제약회사 8곳, 도매상 3곳 등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과 약가인하 및 부당지급된 요양급여 환수 등의 행정처분 조치를 의뢰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김우현 부장검사는 "현행법상 '허가를 받은 제약회사 및 수입회사 등이 리베이트를 제공하거나 이들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의료인만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단속과정에서 의료관련 컨설팅 업체가 의약품 판촉활동을 하면서 200명의 의사에게 4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례가 적발됐지만 현행법상 처벌대상이 아니라 내사종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약회사와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한 컨설팅 업체나 무허가 도매상이 리베이트 제공하는 신종 리베이트 수법이 늘어나고 있다"며 "리베이트 제공금지의 주체를 의약품 유통에 관련된 '모든 사람'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