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협회의 분열을 막았다.' '어찌 되었든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 '늦은감은 있지만 다행이다.'
제대로 구성된 회장단 회의 한번 열어 보지도 못하고 지난 27일 치러진 한국제약협회 임시 이사회에서 전격 사퇴를 발표한 윤석근이사장에 대한 제약업계 원로들의 반응이다.
윤석근이사장 선출에 맞서 포럼를 만들어 사실상 '윤이사장의 퇴진'을 압박하고 나선 한 제약사 최고경영자는 "할말이 없다. 포럼은 계속 이어진다"고 말하면서도 "윤석근씨의 퇴진이 분열한 제약협회를 살리는 계기가 될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젊은 사람이 패기와 열정으로 보수적인 협회를 혁신해 보려는 노력은 충분히 이해한다.더구나 그같은 열정이 협회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 일정 부분 필요했다.'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인 회원사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회원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윤석근이사장 체제가 출발부터 불안하게 시작해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선 대체로 수긍하는 모습이다.
윤석근 이사장의 패인을 놓고도 '기회가 있었는데 놓였다'는 평가등 이런 저런 말들이 흐르고 있지만 '지나친 열정이 오히려 회원들의 분열만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절대적이다.
또 보수적인 회원들의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너무 앞서 협회를 운영하려는 '세련미'가 부족했다는 점도 빼놓을수 없는 패인으로 꼽히고 있다.
성공하지 못한 '불운의 이사장'이란 멍에만 남긴 윤석근이사장의 경우 특히, 초심을 잃고 자만한 부분도 회원들의 뜻을 한곳으로 모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사장에 선출된 이후 윤석근씨는 첫 일성이 '삼고초려가 부족하면 더 많은 노력을 통해서라도 모든 부이사장들과 함께 회무를 집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으나,실제 행동은 이와는 다른 처신을 보여 전임 부이사장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석근 이사장은 지난주에 열린 협회 임시이사회에서 사퇴의사를 공식 표명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채 이사장을 사퇴하려 한다. 의지와 열정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달았고 화합과 조화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윤이사장의 고별 인사처럼 제약협회는 아직도 '변화와 혁신' 보다는 '보수'적 경향이 강하며 이런 흐름을 읽지 못하면 누구도 '성공한 장수'가 될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윤 이사장은 "내부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고 대외적인 이미지가 손상되고 협회 회무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말하고 "협회가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 되길 희망한다"는 말로 짧은 너무나 아쉬운 2개월간의 이사장직 수행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