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1 (수)

  • 흐림동두천 0.2℃
  • 맑음강릉 4.3℃
  • 박무서울 1.7℃
  • 박무대전 2.1℃
  • 구름많음대구 4.3℃
  • 구름많음울산 4.5℃
  • 박무광주 2.5℃
  • 구름많음부산 4.8℃
  • 구름많음고창 2.3℃
  • 제주 7.6℃
  • 흐림강화 -0.7℃
  • 맑음보은 -0.2℃
  • 흐림금산 1.2℃
  • 구름많음강진군 2.3℃
  • 구름많음경주시 4.0℃
  • 구름많음거제 3.0℃
기상청 제공

진행암 환자, 같은 병기라도 대처 전략에 따라 "생존율 달라져"

서울대병원, 긍정적 대처 전략·우울증 간 상호작용이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 규명
긍정적 대처 전략이 낮고 우울증 동반한 환자, 1년 내 사망 위험 4.63배 높아

“같은 병기라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생존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우울증’과 ‘긍정적 대처 전략(Proactive Positivity)’ 간의 상호작용이 1년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대처 전략이 낮고 우울증이 있는 환자의 사망 위험이 기준군보다 4.6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우울증 유무보다 환자의 심리적 회복력과 능동적인 대처 전략이 생존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교신저자)·교육인재개발실 윤제연 교수(정신건강의학과 겸무, 공동 제1저자), 한국외대 투어리즘&웰니스학부 정주연 교수(공동 제1저자) 연구팀이 전국 12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조기 완화의료 임상시험에 참여한 진행성 고형암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2차 분석을 수행한 연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암 진단 이후 말기 상태에 이른 환자들은 자아 상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삶의 의미에 대한 혼란 등으로 심리적 고통을 겪기 쉽다. 실제로 전체 암 환자의 약 30%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우울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삶의 질 저하뿐 아니라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정신건강 요인이 실제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 대상자는 모두 병기 4기 또는 치료 후 재발한 고위험군으로, 생존 기간이 1년 이내로 예측된 환자들이었다. 폐암, 간암, 췌장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 환자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스마트 건강경영전략 도구(SAT-SF)의 핵심 전략 항목을 활용해 환자들의 심리적 회복력을 평가했다. 이 전략은 ▲긍정적 재구성 ▲능동적 문제 해결 ▲경험 공유 및 관계 중심 행동 등으로 구성되며, 이를 ‘긍정적 대처 전략(Proactive Positivity)’으로 정의했다. 이는 환자가 위기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삶의 방향을 주체적으로 재정비하도록 돕는 행동 기반 전략이다. 연구팀은 SAT-SF 점수 66.66점을 기준으로 전략 수준을 나누고, 우울 증상은 PHQ-9 점수 10점 이상일 때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으로 분류했다. 신체 기능 평가는 ECOG-PS 지표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긍정적 대처 전략 수준(높음/낮음)과 우울증 유무(있음/없음)에 따라 환자들을 네 그룹으로 나눈 뒤, 이들의 1년 생존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대처 전략이 낮은 환자군’에서는 우울증이 동반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사망 위험이 4.63배 높게 나타났다(aHR=4.63, 95% CI: 2.54–8.43, p<0.001). 반면, ‘대처 전략이 높은 환자군’에서는 우울증 유무에 따른 사망 위험의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우울증이 생존율 저하 효과가 환자의 대처 전략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대처 전략이 낮은 환자에서는 우울증이 생존율 저하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을 보였지만, 대처 전략이 높은 환자에서는 우울증이 있더라도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이는 진행성 고형암 환자군 중 대처 전략이 낮은 경우, 우울증의 동반이환 여부를 보다 면밀히 평가하고 치료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신체 기능 상태 역시 생존율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ECOG-PS 점수가 2점(자가관리는 가능하나 일상생활은 어려운 수준)인 환자는 0~1점인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2.33배 높았다(HR=2.33, 95% CI: 1.25–4.34, p=0.012). 또한 SAT-SF 점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병이 진행될수록 긍정적 대처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우울증 자체보다도 환자가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느냐가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긍정적 대처 전략이 높은 환자는 우울 상태에서도 생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덜 받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말기 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위해 심리적 회복력을 높이는 중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정주연 교수(한국외대 투어리즘&웰니스학부)는 “이번 연구는 긍정적 대처 전략이 낮고 우울증이 동반된 환자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높다는 점을 처음으로 통계적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제연 교수(서울대병원 교육인재개발실)는 “우울 수준과 대처 전략을 함께 평가하고 개선하는 정신건강 중재가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윤영호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는 “이번 결과는 과거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조기 완화의료 임상시험 결과를 정신사회적 관점에서 뒷받침해주는 실증적 근거이며, 스마트 건강경영전략 기반의 정신건강 중재 필요성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R&D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Psychiatry 최신호에 게재됐다.


배너
배너

배너

행정

더보기
의사인력 연평균 668명 확충…수련 개편·지역의사제 병행 정부가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과 지역의사 양성 확대를 골자로 한 의사인력 확충 및 지역·필수의료 강화 방안을 구체화했다.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 증원분은 전원 ‘지역의사’로 선발하고, 수련병원 역량 표준화와 전공의 수련 평가·관리 체계도 전면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수련에 대한 교육·평가체계를 개편해 전체 수련병원의 역량을 상향 표준화하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내실 있게 운영하는 한편 수련 평가와 관리를 전담하는 기구를 통해 전공의 수련 혁신 기반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파행 논란이 이어져 온 전공의 수련의 질 관리와 체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의사 양성 정책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2027학년도 이후 의사인력 양성 규모 중 2024학년도 기준 정원인 3,058명을 초과하는 인원을 모두 지역의사로 선발하기로 했다. 지역의사제는 서울을 제외한 대전·충남, 충북, 광주, 전북,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강원, 제주, 경기·인천 등 9개 권역의 의과대학에 적용된다. 지역의사 선발은 중진료권과 광역 단위로 나뉘어 이뤄진다. 중진료권은 비수도권 도(道) 지역 38개 권역이며, 광역 모집은 의료취약 도서지역을 포함한 6개 권역

배너
배너

제약ㆍ약사

더보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국산 전문의약품 대규모 약가 인하 중단해야”…건정심 의결·시행 유예 촉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정부가 추진 중인 국산 전문의약품(제네릭) 중심의 대규모 약가 인하 정책에 대해 “산업 기반과 보건안보를 위협하는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협회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의결과 시행 유예를 공식 촉구하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 탄원서와 대국민 호소 등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10일 개최한 제1차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사회는 결의문에서 “국내 제약산업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보건안보의 핵심이자 국가 경쟁력을 떠받치는 전략 산업”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등 국가적 보건위기 속에서도 국내 제조·공급 인프라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을 책임져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협회는 “혁신과 도전의 열기로 타올라야 할 산업 현장이 정부의 일방적이고 급격한 국산 전문의약품 중심 약가 인하 추진으로 큰 충격에 휩싸였다”며 “이를 건보 재정 절감의 수단으로만 접근해 대규모 인하를 강행할 경우, R&D 투자 위축과 설비 투자 감소, 인력 감축, 공급망 약화 등 산업 전반의 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협회는 국내 제약산업의 R&

배너
배너
배너

의료·병원

더보기
의대정원 증원에 엇갈린 반응…의료계 “의학교육 붕괴” vs 환자단체 “더는 미룰 수 없는 결정” 정부가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안을 확정 발표한 가운데 의료계와 환자단체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다. 대한의사협회가 “숫자에 매몰된 결정으로 의학교육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반면, 환자단체들은 “의료 공백과 진료 대란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정부 결정을 환영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지난 2년간 의료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대화에 임해왔지만, 정부는 합리적 이성 대신 숫자만을 앞세운 결정을 강행했다”며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명했다.의협은 특히 2027학년도 증원이 단순한 인력 확대가 아니라 의학교육 시스템 전반을 흔드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의료 사태로 휴학했던 학생들과 군 복귀생들이 대거 복귀할 경우, 기존 정원과 증원 인원이 겹치며 교육 현장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학생이 한꺼번에 몰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의협은 “이는 2025학년도 대규모 증원과 맞먹는 충격”이라며 “의학교육평가원이 강조해 온 교육 가능한 상한선 10% 기준이 철저히 무시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열악한 강의실과 실습실에서 질 낮은 교육이 양산되고, 그 결과 배출될 의사의 자질 논란과 의학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