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야외활동을 피하려는 이들이 많지만, 반대로 허리와 다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기온이 높아지면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면서 근육과 인대가 긴장되고, 냉방기기 사용으로 척추 주변 근육이 경직되거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통증이 심화되기 쉽다. 또한, 더운 날씨 탓에 활동량이 줄고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도 많아 허리에 부담이 가중되기 쉽다.
특히 최근 들어 “100m도 못 걸어 주저앉는다”, “5분만 걸어도 다리가 저려 쉬어야 한다”는 호소가 반복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나 피로가 아닌 ‘척추관 협착증’일 가능성을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의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내부의 신경을 압박해 통증, 저림, 감각 이상 등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대개 50대 이후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습관이나 잘못된 자세로 인해 젊은 층에서도 나타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초기에는 허리통증으로 시작되지만, 병이 진행되면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통증이 이어지며, 특히 오래 걸으면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저린 느낌이 심해져 자주 멈춰서 쉬어야 하는 ‘간헐적 파행’ 증상이 특징으로 나타난다. 반대로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특징이 있어 단순한 요통으로 오해되기 쉽다.
부산 정형외과 힘내라병원 척추클리닉 의료진은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이지만,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거나 무리한 자세로 허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직업군에서도 잘 발생한다”며 “특히 양쪽 다리가 함께 저리거나, 보행 시 다리에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질환인 만큼,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무더운 날씨로 활동량이 많이 줄어든 틈을 이용해 허리 건강을 점검하고, 필요 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이 일상 회복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