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전날 발표된 의사수급추계위원회의 의사인력 수급 추계 결과와 관련해,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검증을 시도한 점은 평가하면서도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검증 방식과 불충분한 논의 과정을 문제 삼으며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에서 의협의 책임론을 주장한 가운데 나온 첫 공식입장이다.
의협은 이번 추계 결과에 대해 “변수 설정에 따라 예상값이 최대 2배까지 차이 날 만큼 의사수급 예측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며 “이번 결과를 최종 결론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한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추계 결과에 대한 검증 절차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추계 결과를 도출한 근거 자료와 분석 과정, 분석 코드 등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며 “자료 검증을 위해 추계위 측에 원자료와 분석 방법, 분석 코드 제공을 요청했으며, 이를 토대로 자체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의협이 별도로 수행한 분석 자료와 연구 공모 과제 결과가 곧 발표될 예정으로, 이를 통한 교차 검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특히 의사 노동량과 생산성 등 핵심 변수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논의 없이 추계 결과가 서둘러 발표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의협은 “의료 이용량이 현재와 같은 비율로 지속 증가한다는 가정은 인구경제학적으로도, 현행 건강보험 체계에서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러한 가정에 기반한 추계는 미래 의료체계를 좌우할 정책 판단의 근거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추계가 ‘의사 부족’이라는 정치적 쟁점 검증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의과대학 교육 여건과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의사수급 정책은 단순히 몇 명의 의사를 배출할 것인가가 아니라, 몇 명의 ‘좋은 의사’를 양성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의사 교육과 양성을 담당하는 의과대학 교수진과의 심도 있는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협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향해 “이번 추계 결과를 단순히 추인하는 절차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제기된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검증을 거친 다양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실질적인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의협은 “의사수급 정책은 우리나라 미래 의료를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추계 발표의 문제점을 팩트에 근거해 짚고, 합리적인 대안과 정책적 해법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