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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자서전/19/기술도입을 위한 인내와 도전의 시간들

실로 끈질긴 인내와 좌절, 그리고 새로운 도전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인내와 도전의 끝에서 우리는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되었다. 일본 측으로부터 ‘보다 긴밀한 상담을 위해 중역진을 보내겠다’는 통보가 온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설득과 제안에 무덤덤한 반응으로 일관했던 입장이 백팔십도로 바뀐 셈이었다.


회사 내부에서조차 용각산과의 기술제휴가 무리한 욕심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가운데 나는 일본 측과의 교섭 방안을 강구하느라 고민을 거듭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당시 용각산 측에서도 한국 내의 거래처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것이었다.

이제 겨우 공장다운 공장을 짓고 있는 신생 제약회사의 경영자로서는 실로 초조한 마음이 아닐 수 없었다.
고심 끝에 우선 내가 생각해낸 방안이 바로 ‘오가와’라는 일본인 무역 중개인이었다. 오가와는 한일간 국교가 재개되면서 두 나라를 오가며 활발하게 무역중개를 하던 사람으로서, 당시 중외무역(中外貿易)의 영업과장 직책을 맡고 있었다.

다행히도 오가와는 용각산측과 접촉해달라는 나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해주었다. 그 또한 용각산의 가능성을 믿고 있었으며, 특히 생약제제에 대한 내 의지를 잘 이해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오가와를 통해 용각산 측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한편으로 나는 일보 쪽의 사정에 능통한 황덕진을 시켜 추후 대책을 수립하도록 지시했다.
일본으로 건너간 오가와가 우리에게 알려온 소식은 당초 우려했던 그대로였다. 일본 측은 보령제약의 사세(社勢)에 관한 자세한 데이터를 요구해 왔던 것이다. 아울러 용각산을 생산할 경우 어떤 설비를 구축하여 어떤 방법으로 생산할 것인지에 관한 자세한 복안 제시를 요구했다.

그들의 요구가 결코 무리한 것은 아니었다. 또한 우리의 회사규모나 생산 설비에 관해서 있는대로 자료를 보내주지 못할 이유도 없었다.

일본 용각산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김승호 회장)


문제는 그 이후였다. 아직 공장 하나 변변히 갖추지 못한 것이 보령제약의 현실이었던 만큼 그들이 요구하는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칠 것이 분명했던 것이다.

양측의 이견해소가 어렵다고 생각한 나는 이번에는 황덕진을 직접 나서게 해서 일본 측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일본으로 건너간 황덕진은 그동안 도소매업으로 다진 보령제약의 탄탄한 영업기반을 강조하는 한편 준공예정인 성수동 공장의 설계도를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측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였다. 그들은 우선 기본적인 생산체계가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보다 현대적인 설비를 요구하고 있었고, 좀처럼 그 기준을 양보하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가 나름대로 어떤 자신감과 의지를 표명한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요컨대 그들이 내세우고 있는 요구조건은 그런 추상적인 계획이나 포부가 아니라, 당장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설비나 공장이었던 것이다.
기술제휴에 대한 상담은 그렇듯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고, 그 지루한 시간이 무려 2년을 넘기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  시간 동안 단 한 차례도 그냥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세상에 어찌 쉬운 일이 있을 것이며, 더구나 그 일이 평소 꿈꾸던 계획을 실천하는 과정이라면 어찌 인내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일본 용각산과의 기술제휴를 기념한 성수동 공장에서의 기념 식수를 마치고 사진을 찍었다. 왼쪽에서 세번째가 김승호 회장.


특히 매사에 그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 또한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 내 평소의 소신이었다. 따라서 나는 결국 용각산과의 기술제휴를 이루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적어도 훗날 그 일을 추진한 과정 자체에 대해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최선을 다한 사람이야말로 그 결과에 당당히 승복할 줄 아는 법이다. 만약 용각산에 대한 우리의 꿈이 단순히 헛된 꿈으로 남겨진다 해도 그것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고자 최선을 다했다면 나는 비로소 미련 없이 당당히 손을 뗄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본 측의 소극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설득은 중단되지 않았다. 실로 끈질긴 인내와 좌절, 그리고 새로운 도전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인내와 도전의 끝에서 우리는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되었다. 일본 측으로부터 ‘보다 긴밀한 상담을 위해 중역진을 보내겠다’는 통보가 온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설득과 제안에 무덤덤한 반응으로 일관했던 입장이 백팔십도로 바뀐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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