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되면 누구나 감기에 대한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 눈에 보이는 기침과 콧물 등의 증상 때문에 하루 종일 불편하고 괴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낮아지는 기온에 제일 먼저 걱정해야 하는 것은 바로 감기가 아닌 심장이다.
공기가 차가워지면 우리 몸의 혈관은 수축을 반복하며 심장에 큰 무리를 가한다. 돌연사의 위험이 커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러나 꼭 겨울이라는 특정 상황이 아니어도 심장질환, 특히 협심증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많다. 심장질환과 협심증에 대한 경각심, 인식이 부족한 탓에 방치하는 환자들 또한 많기 때문이다.
2016년 협심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의 수는 139만명으로 2012년(120만명)보다 약 16%나 증가했다. 국내 사망원인 2위로 꼽히는 만큼 이에 대한 이해를 높여 경각심을 키워야 한다.
심장에 충분한 혈액과 산소,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협심증 발병위험 높아
심장은 온 몸에 피가 순환될 수 있도록 24시간 내내 펌프질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원동력이 필요하다.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이들을 전달하는 심장혈관 관상동맥은 수도관과 비슷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녹이 슬고 지방과 같은 이물질이 쌓이게 된다. 이렇게 동맥경화증이 발생하면 동맥이 탄력성을 잃고 통로가 좁아지면서 심장근육에 혈액유입이 감소돼 협심증이 나타난다. 즉 심장에 혈액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병하는 질환이 협심증이다.
하지만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공급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이 아니고 조금씩, 천천히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조현상을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슴통증의 지속 시간이 짧고 당장의 활동에 문제를 겪지 않아 일시적인 증상으로 오해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정서불안이나 신경이 예민해져 협심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슴통증이 있다고 해서 전부 협심증으로 의심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혼자 있을 때에만 불안감이 느껴지면서 가슴이 답답하다면 신경성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심장질환은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사소한 증상도 의심하면서 협심증의 종류와 증상, 예방법 등을 정확하게 숙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협심증의 종류는 증상 지속시간, 패턴 등으로 다양하게 나뉘어
협심증의 종류는 크게 안정성 협심증, 불안정성 협심증, 변이형 협심증(이형성 협심증)으로 나뉜다. 우선 안정성 협심증은 심장이 평소보다 무리하게 활동을 할 때 발생한다.
운동을 할 때나 혈관이 수축되기 쉬운 추운 날씨에 외출을 할 때,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혈액이 위장으로 집중되는 식사 직후가 대표적이다. 증상 지속시간은 보통 3~5분 정도로 관상동맥을 확장시키는 협심증 약을 복용하거나 안정을 취해주면 증상이 사라진다.
이와 반대로 불안정성 협심증은 활동량이 많지 않아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와중에도 발생하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빈도와 통증 정도의 범위가 매우 넓어 그저 안정성 협심증보다 자주 일어나고 심하다는 것 정도로 정의한다. 증상 지속시간은 15분~20분 내외이지만 점점 길어지고 증상의 빈도 또한 잦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끝으로 변이형 협심증(이형성 협심증)의 경우 불안정성 협심증과 마찬가지로 휴식을 취할 때도 증상이 발생한다. 낮에는 심한 운동이나 과격한 활동을 해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지만 새벽이나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가슴통증이 느껴지게 된다. 하루에 2~3회 연달아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특히 음주를 한 다음날 새벽이면 악화되기 쉽다. 이런 특성 때문에 속 쓰림, 구토와 같은 위장관 질환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협심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가슴통증은 화끈거림이나 답답함, 가슴을 쥐어짜며 꽉 조이는 듯한 느낌, 가슴 중앙의 압박감 등으로 나타나며 목이나 어깨, 몸통, 턱의 다른 부분으로 퍼지기도 한다. 일부분 현기증과 메스꺼움, 숨가쁨과 같은 다른 증상도 동반된다. 만약 이러한 상태로 방치할 경우 관상동맥에 새로 생겨난 혈전 덩어리가 통로를 완전히 가로막는 심근경색으로 악화될 수 있다.
OK내과 이수진 심장전문의는 “심장으로 전달되는 혈액이 모두 차단되면 심장근육에 영구적인 손상이 오면서 최악의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가슴통증이나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심장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진행해야 미연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협심증 운동부하 검사와 심장초음파 검사만으로 협심증 진단 가능해
협심증이 의심될 때 시행하는 검사로는 운동부하 검사가 있다. 제한된 조건에서 환자에게 처방된 운동을 시키면서 심전도와 혈압을 측정해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얻을 수 없는 심혈관계의 정보를 얻는 검사이다.
협심증의 증상이나 징후를 유발하는 스트레스 수준을 알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는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 인자를 발견하고 최대운동 수행 능력을 파악할 수 있다. 검사 중 협심증, 부정맥의 발생, 혈압의 변화와 심폐지구력도 측정 가능하다.
검사는 환자를 런닝머신 위에서 걷게 한 뒤 매 3분마다 속도와 경사도를 올려 최대운동 시 혈압, 맥박, 심전도 등의 변화과정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심한 관절염이나 불안정성 협심증,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다른 방법의 검사를 진행하며 검사시간은 약 30분이 소요된다. 검사 4시간 전에는 금주와 금연을, 2시간 전에는 금식을 하는 것이 좋다. 검사 결과 이상이 발견되었을 때에는 스트레스 심장 초음파 등을 거쳐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하게 된다.
심장초음파는 심장의 크기, 구조, 움직임, 기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검사로 이면성 영상 위에 혈류를 색체로 영상화하여 심장질환을 보다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색도플러 심장초음파 검사(Color Doppler echocardiography)가 이용된다. 이 두 가지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사용해서 치료하게 되며 호전이 안될 경우 관상동맥중재시술로 치료하게 된다.
OK내과 이수진 심장전문의는 “협심증은 통증만으로 구분하기 힘들고 돌연사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만큼 초기 검진과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하다”며 “정확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당일 진료와 결과확인을 제공하는 1차 의료기관을 통해 본인의 건강상태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