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하고 선선한 가을을 맞아 시민들의 야외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급작스레 무리한 활동과 운동량 증가는 보행에 이상을 초래하는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에서 시작되어 발바닥 앞쪽에 붙는 5개의 두껍고 강한 섬유띠에 발생하는 염증을 칭한다.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해 발이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게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반복적인 미세 손상을 입을 경우 조직 변성과 염증이 유발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바닥에 첫 발을 내디딜 때 느껴지는 심한 통증이다. 주로 발뒤꿈치 안쪽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면 아픔이 심해지기도 한다. 주로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하고 일정 시간 움직이면 통증이 다시 줄어드는 양상이 많아 방치하기 쉽다.
족저근막염의 원인은 갑작스런 발의 무리한 사용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장거리 달리기를 한 경우가 가장 흔하다. 또한, 딱딱한 바닥에서 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운동(농구, 배구, 에어로빅 등)을 한 경우, 과체중, 장시간 서 있기, 너무 딱딱하거나 쿠션이 없는 구두(하이힐 등)의 착용 등 족저근막에 과도한 부하가 가해졌을 때 생긴다. 구조적으로 발바닥의 아치가 정상보다 낮은 편평족이나, 높은 요족이면 더 쉽게 발생하지만 대부분 과도한 사용이 원인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족저근막염 발생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 잘못된 운동 방법이나, 무리한 운동량을 교정하고 발뒤꿈치에 과도한 부하가 걸리는 걸 막는 것이다.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을 효과적으로 늘려주는 스트레칭도 시행되며 뒤꿈치 연부조직을 감싸는 쿠션 역할을 하는 보조기인 ‘힐컵(heel cup)’착용도 널리 권고된다. 그러나 상기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 주사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부작용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처방되며, 극히 일부 환자의 경우 관절경을 이용한 족저근막 절개술을 받기도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박영환 교수는 “족저근막염은 한번 발생하면 치료에 최소 6개월이 소요되므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무리한 운동을 삼가는 것이다. 하이힐 등 부하가 심한 신발은 피하고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신어야한다. 특히 낡은 운동화로 조깅이나 마라톤을 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한 “족저근막염은 발생 원인을 제거하고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면 대부분 좋아지는 질병이지만, 통증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해 치료 시작 시기를 놓치면 호전에 1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심해질 경우 보행에 영향을 줘 무릎, 고관절, 허리 등 신체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발뒤꿈치에 통증이 느껴질 때는 가급적 빨리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