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의료기관 병상 증가 및 수도권 집중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획일화된 ‘의료기관 종별 가산제’가 의료기관 간, 병상 간의 질적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증가 일로에 있다며 병상의 질적 평가를 통한 인센티브 제도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되었다.
민주통합당 김성주 의원(보건복지위, 전주시 덕진)은 우리나라의 의료기관 병상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병상 보유률을 보이고 있지만, 의료기관 규모별로 그리고 지역별 편차가 큰 상황에서 효율적 의료자원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의료기관 수 증가율을 4.2%, 병상 증가율은 6.9%에 이른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 의료기관 병상 수는 1.8배나 증가했다.
자료 : 보건산업진흥원, 건강보험 진료비 적정화 등을 위한 병상자원 관리방안
개발(2012)
이런 증가 추세를 반영하듯, 2007년 기준으로 OECD 국가의 인구천명당 병상수를 보면, 우리니라의 급성병상은 인구천명당 7.1개으로 일본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보고서에는 2010년을 기점으로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사실상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병상 보유율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자료 : 2007 OECD 국가의 인구 천명당 병상수
병상수는 양적으로 증가했지만, 병상 분포의 경우 지역적 불균형이 심각하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병상자원 분포를 보면, 전체 의료기관의 45%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입원 병상 역시 전체의 1/3 정도가 수도권(서울, 경기)에 몰려 있다.
<지역별 의과 의료기관 현황>
의료기관수 |
2006년 |
2007년 |
2008년 |
2009년 |
2010년 |
서울 |
6,573 |
6,794 |
7,000 |
7,195 |
7,396 |
(%) |
(24.7%) |
(24.9%) |
(25.1%) |
(25.2%) |
(25.4%) |
경기 |
5,257 |
5,406 |
5,541 |
5,702 |
5,874 |
(%) |
(19.7%) |
(19.8%) |
(19.9%) |
(20.0%) |
(20.1%) |
전국 |
21,727 |
23,259 |
24,170 |
24,930 |
25,908(100.0) |
자료: 홍재석 등. 병상자원의 효율적 운영방안 연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1.
<지역별 의과 의료기관 입원병상 현황>
병상수 |
2006년 |
2007년 |
2008년 |
2009년 |
2010년 |
서울 |
63,370 |
66,363 |
68,252 |
69,428 |
71,327 |
(%) |
(16.6%) |
(15.9%) |
(15.3%) |
(14.8%) |
(14.3%) |
경기 |
67,082 |
73,497 |
78,825 |
83,683 |
90,121 |
(%) |
(17.5%) |
(17.6%) |
(17.7%) |
(17.8%) |
(18.0%) |
전국 |
382,258 |
418,111 |
445,446 |
469,406 |
500,433(100.0) |
자료: 홍재석 등. 병상자원의 효율적 운영방안 연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1.
특히 상급종합병원과 같은 대형병원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의료인력, 장비, 의료기술 등도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수도권 의료기관에서의 진료비, 약제비 증가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OECD 국가의 병상 공급 추세가 감소되거나 정체되어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병상 수급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에서 총량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병상에 대한 질적 평가를 통한 인센티브 제고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1977년 의료보험제도가 시행된 이후 함께 도입된 의료기관 종별 가산제가 30년 넘게 시행되고 있지만, 종별 가산제가 병상수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병상의 기능과 질적(質的)인 부분에 대한 평가가 배제된 상태이다. 현재의 건강보험수가는 보건의료시설의 질이 아닌 규모에 따른 차등수가를 적용하고 있어,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병상의 질 향상보다는 양적 증가, 병상수 확대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
김성주 의원은 “병상자원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심사평가원이 확보한 요양기관 현황과 청구 자료를 바탕으로 의료기관별 병상 이용률과 환자당 평균 재원일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해당 자료와 연구내용을 정책 입안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심사평가원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성주 의원은 “의원 15%, 병원 20%, 종합병원 25%, 상급종합병원 30%으로 병상수로 획일화된 종별 (수가)가산제는 의료기관 간 병상의 질적 차이,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병상의 정의와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여 병상의 기능에 따른 병상을 구분토록 할 필요가 있다. 보건의료시설의 구비요소에 대한 평가에 기반해 미흡-보통-우수-최우수 등 기준을 보다 세분화하여 의료기관별로 병상의 질적 평가결과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를 검토해 의료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국민의료서비스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