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중등도 이상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뇌 미세출혈 발생 위험을 약 두 배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안산 코호트 자료를 기반으로 고려대학교 김난희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다.
연구팀은 노화 심층조사사업에 참여한 중장년층 1,441명을 대상으로 8년 동안 추적조사를 진행해 수면무호흡 증상의 중증도와 뇌 미세출혈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안산 코호트는 2001~2002년 기초조사 이후 20년 이상 지속 추적되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뇌영상·수면다원검사·인지기능검사 등 정밀조사가 주기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약해지는 질환으로, 시간당 호흡장애 발생 횟수에 따라 경증(529회), 중증(30회 이상)으로 분류된다. 한편 뇌 미세출혈은 뇌 속 작은 혈관이 손상돼 발생하는 미세한 출혈로, 향후 뇌졸중 등 심각한 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뇌 미세출혈 위험비는 2.14로, 수면무호흡이 없는 그룹과 비교했을 때 위험이 약 2배 높았다. 반면 경증 수면무호흡군에서는 위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이러한 위험 증가는 뇌혈관질환 위험과 관련된 APOE ε4 유전자 보유 여부와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수면무호흡증 자체가 독립적으로 뇌 미세출혈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신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8년간의 장기 추적을 통해 수면무호흡이 뇌혈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인과 관계를 규명한 의미 있는 연구”라며 “수면무호흡 관리가 뇌졸중 예방 전략의 핵심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연구는 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수면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닌 중요한 질환으로 인식하고 적극적 진단·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10월 28일자로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