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소암 재발 환자에게 기존 표적치료제에 다른 항암제를 병용 투여할 경우 치료 효과가 유의하게 향상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 이정윤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조현웅 교수 공동 연구팀은 PARP 억제제를 사용하다 재발한 백금민감성 난소암 환자에게 PARP 억제제와 베바시주맙을 병용 투여한 결과, 무진행 생존율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등 치료 효과가 개선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한부인종양연구회(KGOG) 주도로 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 등 국내 주요 기관이 참여한 다기관 2상 임상시험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linical Cancer Research(IF 11.5) 최신호에 게재됐다.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는 난소암 등에서 사용되는 대표적 표적 항암제로, 암세포의 DNA 복구 기전을 차단해 종양 성장을 억제한다. 정밀의료의 대표 사례로 꼽히지만, 상당수 환자에서 치료 과정 중 내성이 발생해 재발로 이어지는 한계가 있다. 특히 PARP 억제제 치료 이후 재발한 환자군은 이후 항암치료 반응률이 낮아 새로운 치료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이 주목한 약제는 항혈관신생 표적치료제 ‘베바시주맙’이다. 베바시주맙은 종양 내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고 암세포를 저산소 상태로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DNA 복구 기능이 약화되며, DNA 복구를 차단하는 PARP 억제제의 효과가 더욱 증폭되는 ‘생물학적 시너지’가 기대된다.
연구팀은 PARP 억제제 치료 후 재발한 난소암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PARP 억제제인 니라파립과 베바시주맙을 병용 투여한 뒤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의 약 68%(30명)가 6개월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달성했다. 무진행 생존기간은 치료 후 암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 기간을 의미한다. 중앙 무진행 생존기간은 11.5개월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존 PARP 억제제 단독 재투여 시 약 4개월 수준으로 보고된 것과 비교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특히 직전 항암치료에서 완전관해(CR)를 보였거나 백금계 항암제에 장기간 반응을 유지했던 환자군에서 치료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27.3%로 나타났으며, 대부분 용량 조절 등을 통해 관리 가능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간 PARP 억제제와 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의 가능성은 제기돼 왔지만, PARP 억제제 치료 이후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한 연구는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이정윤 교수는 “PARP 억제제 치료 후 재발한 환자에게 새로운 유지요법 선택지를 제시한 연구”라며 “특히 백금계 항암제에 잘 반응했던 환자군에서 병용 전략의 임상적 가치가 높다는 근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현웅 교수는 “암의 DNA 복구 기전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을 임상적으로 재확인한 결과”라며 “환자 특성에 따른 정밀 치료 접근의 중요성을 보여준 연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