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증으로 투석해 온 남편(정용교 43세)을 위해 신장을 기증한 부인 강향순씨(33세)의 사랑이 최근 미디어를 통해 전해오는 부부간의 갈등으로 생긴 파렴치한 소식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강 씨는 “신장을 주었지만 오히려 마음이 가볍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씨 부부가 순천향대병원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3월. 충북 제천의 동네병원에서 투석을 해오던 정씨는 3월 어느 날
혈관이 막혔다는 소리에 바로 서울행을 택했고 그날 저녁 외과 문철 교수의 집도로 혈관수술을 받았다.
막힌 혈관을 뚫고 구부러진 혈관을 바로 잡아주는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늘 불안해 하던 부인 강 씨는 이틀에 한 번 투석을 해야 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혈관이 또 막혀 위험한 지경에 이르지 않을까 걱정을 해야만 했다.
번번이 부인의 이식제의를 거절하던 정씨도 자신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사실과 더 이상 부인에게 걱정을 끼칠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신장을 받기로 결심했다.
결국 지난 5월초 2박 3일 동안 병원에 입원한 정씨 부부는 신장을 이식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검사를 받고 6월 27일 2시간에 걸쳐 이식수술을 받았다.
부부는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정 씨의 대형트럭 운수업으로는 신장이식 수술비용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이에 이들이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발로 뛰며 노력한 사회사업팀은 수술비용의 상당부분을 후원받을 수 있도록 외부 후원단체와 연계시켜 주었다.
송지영 사회사업 팀장은 “아이 넷을 출산하고도 남편을 위해 신장을 기증하려는 순수한 사랑이 좌절되지 않도록 외부 후원제도를 최대한 이용하도록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사례들이 도움 받을 수 있도록 후원문화를 정착시켜가겠다”고 밝혔다.
6월 27일 2시간에 걸쳐 이식수술을 받은 정씨는 “아내의 신장으로 인해 새 삶을 얻었다”며 “6개월 정도 안정을 취하고 나면 가족을 위해 일도 늘리고 싶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한편 순천향대학교병원은 1984년부터 현재까지 400례에 달하는 신장이식을 할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또 정씨부부의 이식을 맡은 문철 교수는 혈액투석을 원하는 만성신부전 환자가 투석할 수 있도록 혈관의 ‘통로’를 만들어 주는 혈관동정맥루 형성술의 대가이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혈관 형성술을 집도하였고,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투석환자를 위한 인조혈관의 20%이상을 소모할 정도로 이 분야 최고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병원에서는 혈관센터를 이끌고 있으며 대한투석접근학회 회장 등 대내외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