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강풍도 의사들의 열정으 막지는 못했다.
그만큼 의사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이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의미로 받아드려지고 있다.
13일 오후1시를 넘어서면서부터 3시부터 서울역과장에서 개최되는 규탄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하나 둘씩 의사회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의협 주최로 열리는 장외집회는 2007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3만 여명의 회원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의료법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회원 궐기대회' 이후 처음이다.
장대비는 아니였지만 가을비 치곤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주최측을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도 그럴것이 악천후 속에 회원들의 참여 열기가 식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최측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당초 주최측이 예상했던 인원 보다 많은 회원들이 규탄대회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이날 행사는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큰 원동력으로 작용해 성공적으로 치러질수 있었다.
비가 내리는 서울역 광장에서 수 년 만에 의사들의 의료계 장외 집회가 열린 것은 의료계 현안을 국민들게 직접 알리기 위한 집행부의 노뇌에 찬 결정이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13일 오후 3시부터 서울역광장에서 '국민건강 위협하는 의료악법 규탄대회'를 개최한 최후의 순간까지 복지부등 관계기관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을 원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규탄대회는 포괄수가제 강제·확대 시행, 응당법(전문의 응급실 당직 의무화), 도가니법(성범죄 의사 형량과 무관하게 10년간 면허 박탈) 등 의료계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졸속 시행에 들어간 일련의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마련됐다.
이날 규탄대회는 이재호 의무이사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노환규 회장의 대회사와 광주시의사회장, 각개협 회장, 병원의사협의회장, 가정의학과의사회장, 전공의협의회장, 물리치료사협회 비대위원장의 연대사에 이어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포괄수가제, 응당법 등 의료악법에 대한 대정부 요구안 채택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하반부에 진행된 ‘얼어붙은 의료악법 부수기’ 퍼포먼스는 지금까지 정부가 의료계에 진행해 왔던 의료악법 등 각종 규제책으로 인해 일선 의사들의 박탈감과 분노가 어떤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였다.
이날 대회를 주최한 의협 노환규 회장은 의사의 진료권과 환자의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대국민 신뢰회복이라는 점을 깊이 강조하며, 지금까지 비현실적인 의료수가를 보전하기 위해 의료계 내부에 뿌리박힌 잘못된 관행을 의료계 스스로 자정하고, 대내외적으로 홍보하겠다는 뜻을 밝혀 참석한 의사회원들로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노 회장은 또한 “지금까지 의협은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단순히 협조하면서 배려를 부탁하는 저자세를 취해왔다”며 “이 같은 저 자세로 인해 각종 의료제도는 더욱 왜곡되었다”고 강조하고, “모든 의사와 보건의료인 그리고 환자들이 모두 하나의 목소리로 외칠 때 그 힘은 배가될 것이며, 대한민국 의료는 바로 설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의사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한편 의협은 이번 규탄대회를 통해 결집된 의료계의 의지를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오는 10월 7일 일산 킨텍스에서 ‘제1회 한마음 전국 의사 가족대회’를 개최, 의사는 물론 모든 보건의료인, 환자들, 그리고 모든 국민이 함께 소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는 참된 의료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