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봉생기념병원이 1300번째 신장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1995년 3월 신장이식 첫 수술을 성공한 이후 29년 만이다. 신장이식 1300례는 부울경 권역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을 통틀어 처음이다.
신장이식은 공여자와 수혜자가 있어야 하는 만큼, 수술할 때마다 특별한 사연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번 1300번째 신장이식 환자인 60대 임 씨는 군대 간 아들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았다.
경북에 거주하는 어머니 임 씨는 고혈압으로 10여 년 투병 생활을 하다 ‘말기신부전’까지 겹치면서 혈액투석으로 연명해야 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더는 차도가 없고 몸 상태가 더 나빠지면서 신장이식 수술밖에는 대안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신장을 이식해 줄 사람은 외동아들 하나뿐. 그런데, 아들은 군대에 가 있었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최근 대학병원들은 전공의 이탈로 의료 마비 상태였다. 임 씨를 대신해 아들은 수소문 끝에 ‘원스톱 협진시스템’이 가능한 부산의 봉생기념병원 신장이식센터를 찾아 신장이식 수술을 신청해야 했다.
봉생기념병원 신장이식센터는 군인 아들의 휴가 일정에 맞춰 지난 9일 신장이식 수술을 단행했다. 집도한 백승언 명예원장(외과)은 21일 “신장이식은 3~5시간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수술”이라며 “환자의 혈관 상태, 동맥경화 정도, 방광의 크기에 따라 다양한 장애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다행히 수술 후 경과가 좋았다”라고 말했다. 수술 후 열흘 정도의 회복 기간이 지나 어머니 환자와 기증자 아들 모두 건강을 되찾았고, 아들은 어머니를 병실에 모신 채 19일 군대로 복귀했다.
이번 1300번째 신장이식 수술을 처음부터 협진해 온 김중경 병원장(신장내과)도 “현역 군인이라는 제한적인 여건 속에도 어머니에게 자신의 신장을 선뜻 기증한 따뜻한 효심에 우리도 감동하였다”라면서 “이들 모자와 함께 신장이식 수술 1300례라는 큰 업적을 이루게 된 것은 더 뜻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