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의 화두인 비만치료제 관련, 기존 주 1회 자가 주사 방식에서 벗어나 ‘월 1회’ 또는 ‘분기 1회’ 투여가 가능한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기술 혁신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복약 순응도와 환자 편의성을 높여 글로벌 시장 판도를 재편할 결정적 변수로 평가됐다.
스몰캡 전문 독립 리서치 기업 그로쓰리서치(대표 한용희) 는 8월 정기 리포트를 통해 글로벌 비만치료제 산업에 대한 심층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약 2주간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 결과와 시장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완성된 것으로, 향후 제약산업의 핵심 화두로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를 제시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주도하고 있다. 두 약물은 평균 15~26%의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하며 각각 2025년 1분기 기준 3조7000억 원, 3조1400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 1회 자가 주사’라는 제형적 한계는 복약 지속률 저하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암젠의 ‘MariTide’, 노보노디스크의 ‘CagriSema’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장기지속형 제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임상 2상 단계에서 이미 평균 20%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보고서는 또 한국을 장기지속형 제형 혁신의 주요 거점 국가로 평가했다. 펩트론, 인벤티지랩, 지투지바이오, 한미약품 등이 미립구 기반 약물전달 플랫폼을 확보해 글로벌 빅파마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디앤디파마텍은 PEGylation 기반 주사제 ‘DD01’을 미국 임상에 진입시켰으며, 펩트론은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 수출을 추진 중이다.
특히 디앤디파마텍이 개발한 PEGylation 기술은 Y-자 형태 구조를 통해 약효를 유지하면서 반감기를 크게 늘릴 수 있고,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시장 성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2024년 150억 달러에서 2030년 770억 달러 규모로 5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2026년을 기점으로 장기지속형 제형이 본격 상용화되면서 시장 구조에 근본적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용희 대표는 “장기지속형 제형은 단순한 약효 개선을 넘어 환자의 치료 지속률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며, “복약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이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가를 것이며, 특히 제형 기술력에서 강점을 지닌 한국 기업들이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