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질환 환자에게 췌장효소 대체 요법(PERT) 확대 적용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이진 교수는 최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제57회 유럽췌장학회에서 췌장 효소 대체 요법(Pancreatic Enzyme Replacement Therapy (PERT))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유럽췌장학회(European Pancreatic Club, EPC)는 췌장 질환 연구와 치료 발전을 위해 전 세계 췌장 관련 치료 전문가들이 모이는 권위 있는 국제 학술대회로, 올해는 췌장염, 췌장암,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의 최신 연구 성과와 임상 경험이 공유됐다.
이 교수는 대한췌장담도학회와 공동주관된 이 학술대회 (EPC 2025)에서 그동안 만성 췌장염 환자 위주로 시행돼 온 췌장 효소 대체 요법(PERT)을 급성 췌장염, 진행성 췌장암, 췌장 수술 환자 등 다양한 임상 상황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성 췌장염 환자의 약 62%가 입원 중 외분비기능부전(PEI)을 경험하며, 퇴원 후에도 35%에서 지속된다”며 “중증·괴사성·알코올성 췌장염 환자는 초기 식이 단계에서부터 PERT를 적용하면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소아 재발성 급성 췌장염 환자에서 PERT 시행 시 연간 발병 횟수가 평균 3.78회에서 0.91회로 급감한 사례를 소개했다.
또한 이 교수는 “진행성 췌장암 환자의 72%가 PEI를 동반하며, PERT 치료를 받은 환자는 생존기간이 비치료군보다 약 두 배 길다”고 언급했다. 체중이 2% 이상 증가한 환자의 2년 생존율(29.6%)이 체중 증가가 없는 환자군(7.1%)보다 현저히 높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에는 PERT가 면역항암치료 반응율을 높일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교수는 효과적인 PERT를 위해서는 유럽 가이드라인에 맞는 올바른 제형의 췌장효소제를 선택해야 하며 그 제형은 음식물과 함께 소장에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입자 크기’와 ‘장용 코팅’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제형으로는 장용 코팅 미립정(enteric-coated microtablet) 형태의 판크레아틴 제제가 꼽히며,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한국팜비오의 노자임 캡슐 등이 있다.
이 교수는 “적절한 제형의 췌장효소제를 사용하면 다양한 환자군에서 영양 상태 개선뿐 아니라 장기적인 예후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런 조건을 갖춘 제형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