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 진균학의 20년’이라는 주제로 열린 대한의진균학회 제 20차 정기학술대회에서 칸디다혈증 및 칸디다 감염에 대한 국내외 항진균제 사용 치료 지견이 발표됐다.
이날 <칸디다혈증 및 침습성 칸디다혈증의 최적 치료법>을 강연한 마이애미의대 임상의학과 다니엘 케트 (Daniel H. Kett) 교수는 “아니둘라펀진은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중환자에게도 활용도가 높은, 칸디다혈증 및 칸디다균 감염에 의한 복강내 농양, 복막염에 적합한 치료제”라고 밝혔다.
칸디다 감염 사망률, 전 세계 증가 추세 속 한국에서 사망률 특히 높아
침습성 칸디다증은 면역기능이 약해진 환자나 중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하는데, 칸디다혈증 및 장천공이나 복막 투석 카테터 감염으로 인한 복막염, 복강내 농양 등으로 나타난다. 미국 49개 병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칸디다균은 혈류감염 원인균 4위, 사망률 1위 원인일 정도로 위험도가 높다. 특히 중환자실 감염 중 17%가 칸디다균에 의한 것으로 중환자실 감염 중 세 번째로 높다. 칸디다 감염 환자의 사망률은 다른 감염 환자에 비해 14.5% 더 높으며, 장기입원에 따른 비용소모도 많다.
케트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칸디다혈증에 의한 사망률은 2000년 미국에서 30.6%이며 2007년 글로벌 자료에는 중환자실 칸디다혈증 사망환자가 42.6% 로 나타났다. 2008-2009년 국내에서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47.9% 였다. 칸디다 균주의 대륙별 종 분포를 보면 전체 칸디다 균 중 칸디다 알비칸스(C. albicans)가 유럽 58.42%, 아시아 태평양 57.10%, 북아메리카 50.03%로 만연해 있다. 비 칸디다 알비칸스(non C. albicans)에 의한 감염질환도 세계적으로 증가 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국내 칸디다 감염 치료의 변화 필요성 강조 -항진균제 빨리 쓸수록 환자의 생존률 높일 수 있어
칸디다혈증이 의심 될 경우에는 카테터와 농양 등의 제거 및 항진균제 치료를 되도록 빨리 시작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케트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항진균제 치료가 늦어질수록 사망률이 높아지며, 특히 12시간 이상 지체될 경우 사망률이 급격히 올라간다. 에치노칸딘 계열은 제한된 약물상호작용을 나타내어 여러 기저질환과 약물 중복 투여로 치료가 까다로운 중환자 에서의 항진균제 활용도를 높여 효과적인 칸디다 감염 치료가 가능하다.
2009년 개정된 미국감염학회(IDSA)의 칸디다혈증 및 침습성 칸디다 환자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에치노칸딘 계열의 항진균제를 1차 치료제 중 하나로 권고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비호중구감소증 환자의 칸디다혈증에는 에치노칸딘과 플루코나졸을 1차 약제로, 호중구감소증 환자의 칸디다혈증에는 에치노칸딘과 지질계 암포테리신 B를 1차 약제 로 권고 하고 있다.
유럽임상미생물학감염병학회(ESCMID)에서도 칸디다 초기 치료제로 에치노칸딘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보험급여 기준 상 칸디다 감염에 있어 1차 암포테리신 B 사용이 실패한 경우에만 에치노칸딘 계열 약제를 사용할 수 있어 효율적인 치료가 제한되고 있다.
에치노칸딘 계열의 아니둘라펀진, 신기능∙간기능 저하 칸디다 환자에 적합
에치노칸딘 계열 중에서도 아니둘라펀진(anidulafungin)은 간 및 신 대사를 거치지 않아 간기능이나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용량 조절이 따로 필요치 않으며 병용 투여되기 쉬운 약물간의 유의한 약물상호작용이 관찰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칸디다 알비칸스(135명)로 인한 침습성 칸디다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아니둘라펀진과 풀루코나졸(fluconazole)의 효과 비교 연구를 보면 칸디다 알비칸스 환자 중 아니둘라펀진 투여군의 치료 성공률은 81%로 플루코나졸 투여군 62%보다 높았다.
케트 교수는 “한국의 칸디다혈증에 의한 사망률이 50%에 육박한다는 것은, 한국 내의 칸디다혈증을 치료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침습성 칸디다증 및 칸디다혈증 환자를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고 강조 했다.
덧붙여, “균주 확인 후, 치료 초기 단계에서 적당한 항진균제를 빨리 사용하면 환자의 생존률을 높일 수 있다. 칸디다에 의한 한국 내의 사망률을 고려해 볼 때 향후 에치노칸딘을 1차 약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