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민주당/전주덕진)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사건 중 발생한 아동 인권 침해’와 ‘밀양 송전탑 사태’에 대해 수수방관 태도로 일관하여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본연의 업무를 저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오늘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병철 인권위원장을 상대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로 거론된 아동의 인권이 심대하게 침해되고, 밀양에서는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노인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질의를 펼쳤다.
먼저,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사건’ 과정에서 일부 언론이 당사자로 지목된 아동의 학교를 포함한 인적정보와 사진을 무단 유출하고, 칼럼을 통해 아동을 조롱하는 등 심각한 아동 인권 침해가 이루어졌지만 인권위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며, “120여 개국 이상에서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세계 최대 비영리기구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이 ‘최근 아동 인권을 침해하는 보도에 대해 언론에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는 9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했으며, 전국여성연대도 9월 26일, 언론과 학교를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서를 제출했음에도, 인권위의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밀양 송전탑 사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김성주 의원은 먼저 인권위의 인권지킴이단이 심각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하루 만에 철수한 것을 꼬집었다. ‘밀양 송전탑 인권침해 조사단’이 발표한 보고서를 들어 보이고 인권위가 해야 할 일을 대신했다며,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조사 대상자의 59.5%는 한전, 시공사, 용역 직원들이 위협적이고 무례한 행동을 취해 불안한 마음을 갖게 한 적이 있다고 밝혔으며, 36.7%는 송전탑 건설 저지 과정에서 몸싸움 등으로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답했고, 34.2%는 각종 고소·고발을 당한 경험을, 뺨을 맞거나 발로 차이는 등 신체적 폭력을 경험, 흉기로 위협을 당하거나 상해를 입은 적이 있다는 답변도 각각 15.2%씩 나왔다”며, “고령의 어르신들이 용역을 동원한 시공사와 공권력의 횡포 앞에 공포에 떠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충분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여러 증거를 제시한 김성주 의원의 질의에도, 심각해지면 법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현위원장의 답변에 대해, 김성주 의원은 “때로는 권력과 맞서고 강자와 맞서고 법을 뛰어넘어 인권을 수호하는 것이 인권위의 존립이유일 것“ 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성주의원은, “연임된 현병철 위원장이 인권위의 수장이 된 이후로, 국내외에서 식물인권위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두 사례 역시 이를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투쟁을 통해서 얻어진 인권을 보호하는데 인권위원장이 뜨거운 가슴으로 앞장서주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