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남북관계에 따라 이산가족상봉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의지도 실종되어 이산가족들의 비애는 더욱 깊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산가족상봉은 단 2건에 불과했지만 마지막 이산가족상봉이 이루어진 2010년 이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금까지 3년이 지나도록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민주당/전주덕진)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역대 정부별 이산가족 교류현황’에 따르면 김대중 정부 이후 현재까지 총 18번의 대면상봉과 7번의 화상상봉이 이루어져 총 2만1천734명이 상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중 정부 때는 6회의 상봉이 이루어졌고, 노무현 정부 때는 10회의 상봉과 함께 새로이 화상상봉이 시도되었고 7회 성사되어 총 17회의 이산가족상봉이 이루어졌다. 반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로는 단 2회의 상봉에 그쳤다. 박근혜 정부 역시 추석 무렵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된 이후 이산가족상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부별 이산가족상봉 현황> | ||||
구 분 | 김대중 정부 | 노무현 정부 | 이명박 정부 | 박근혜 정부 |
대면상봉 | 6회 / 6,210명 | 10회 / 10,002명 | 2회 / 1,774명 | |
화상상봉 | 7회 / 3,748명 |
자료: 대한적십자사
마지막 상봉이 이루어진 ‘10년 이후 3년째 이산가족상봉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 속에 이산가족들의 심정은 절박하다. 상봉을 신청한 이산가족은 올해 9월 기준 총 12만9천218명으로, 이중 절반에 가까운 43.8%, 5만6천544명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생존자 7만2천674명 중 80.2%인 5만8천262명이 70세 이상 고령자이며, 60대 이하는 1만4천412명에 불과했다.
<‘13년 9월말 기준 이산가족신청자 현황> | |||
구 분 | 신청자 | 생존자 | 사망자 |
인원수(명) | 129,218 | 72,674 | 56,544 |
비율(%) | 100 | 56.2 | 43.8 |
자료: 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신청자 중 생존자 연령별 현황> | ||||||
구 분 | 90세이상 | 89-80세 | 79-70세 | 69-60세 | 59세이하 | 계 |
인원수(명) | 6,613 | 29,282 | 22,367 | 8,382 | 6,030 | 72,674 |
비율(%) | 9.1 | 40.3 | 30.8 | 11.5 | 8.3 | 100 |
자료: 대한적십자사
이처럼 이산가족의 70대, 80대가 대부분인 점을 고려하면 북한의 이산가족 상황은 더욱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 남측의 이산가족의 경우 사망자가 절반에 가까운데 북측의 이산가족은 얼마나 생존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년 실시한 이산가족 상봉 신청 현황을 보면 총 7만2천372명이 신청한 가운데 1차 후보자 500명 중 포기자 143명이 건강상의 이유로 상봉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차 후보자 250명 중 북한에 있는 가족의 생사 확인결과 상봉가능자는 117명이였지만 이 중 21명이 포기하고 최종 96명만 상봉의사를 밝혔다. 2차 포기자 21명 중 17명이 건강상의 이유로 포기했고, 4명은 본래가족은 전부사망하고 잘 모르는 친지나 자손들만 있어 상봉의사가 없어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후보자 중 상봉을 포기한 사례로 김○○(여, 91세)씨는 8월 24일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 추첨결과 1차 후보자 선정되었으나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 중으로 도저히 상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상봉을 포기하였다. 또, 김○○(남,87세)씨도 현재 암으로 투병 중에 있어 상봉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상봉을 포기하였다.
2차 후보자 중 상봉신청 포기 사례로 오○○(남, 86세)씨는 재북가족 생사확인 결과 재북가족(형, 조카, 누나, 형수)이 모두 사망하고 추가로 조카를 더 찾았으나, 건강상 이유와 추가로 찾은 가족을 알지 못하여 최종상봉 대상자 선정을 포기하였다. 또 조○○(여, 92세)씨는 재북가족 생사확인 결과 아버지, 동생, 딸 전부 사망하고, 추가로 사위와 손자를 찾았으나 건강상 이유와 추가로 찾는 가족을 알지 못하여 최종상봉대상자 선정을 포기하였다.
김성주 의원은 “이산가족상봉은 단순히 가족과 가족을 만나게 해주는 차원을 넘어 분단국가의 아픈 현실이 반영된 민족의 염원이 담겨있다”며 ”이산가족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래 줄 상봉 행사가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 이후로 현재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주 의원은 “이산가족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고령인 만큼 하루 빨리 한 분이라도 더 상봉할 수 있도록 박근혜정부가 이산가족상봉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