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 확대시행 일주일
항상 다니던 길도 어느때는 즐겁게 걷기도 하지만 때론 짜증나면서 가기도 한다.어릴적 등하교길도 마찬가지였던걸로 기억하고 하고 있다.하고싶다고 하고 멈추고 싶다고해서 멈출수 없는 것이 '인간사'임에는 틀림이 없어보인다.
의사의 길도 그렇지 않나 생각해본 한주였다. 지난 1일 확대 시행된 포괄수가제 적용이 어찌되었던 어제로 일주일을 맞았다.
대한의사협회와 안과협회등 7개 단체가 7일간 수술거부등을 외치며 그토록 지키려했던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은 다행히도 수술거부등 특이사항 없이 현장에선 잘 운용되고 있었다.
시행 첫날이나 다름없는 지난 2일과 몇일이 지난 6일 두차례에 걸쳐 강남과 영등포지역을 중심으로 안과와 이비인후과 및 산부인과등을 들러본 진료현장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포괄수가제가 무엇인지, 이로 인해 진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비롯해 진료수가 인하등의 내요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차분한 분위기 속 진료현장
특히 백내장수술을 예약했다는 한 환자는 "뉴스에서 수술이 연기될수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큰 걱정은 안했다"고 말해 의료계 내에서 호들갑을 떨었던 것처럼 국민들이 받은 체감 위기감은 훨씬 덜했던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수술을 집도하게될 의사의 심정은 복잡했다.
"우리의 진심을 복지부등이 왜곡한것 같아 답답합니다. 우리가 포괄수가제의 확대시행을 저지하려했던 것은 밥그릇투쟁이 아닌 국민건강증진을 위해서였습니다.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순수한 요구와 투재을 마치 밥그릇싸움으로 몰아가 비애감과 의사로서의 존재의 상실감을 갖지 않을 수없습니다."
의사들의 허탈감은 여전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 이 의사는 "솔직한 심정은 진료고 수술이고 모두 중단하고 조용한 곳으로 내려가 쉬고 쉽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도 할수 없고,매일매일 병원으로 출근은 하지만 발길이 예전 갖지는 않습니다. 하루빠리 이런 복잡한 감정을 정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환자들을 돌봐야 할텐데..."라며 서둘러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진료실료로 향했다.
포괄수가제 경과
한편 지난 5월 30일 개최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백내장·편도·맹장·탈장·항문·자궁(부속기)·제왕절개분만 등 7개 수술환자에 대한 포괄수가제 확대 방안이 대한의사협회가 불참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의결돼 의료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 병의원급은 지난 7월 1일부터, 종합병원 이상은 내년 7월 1일부터 포괄수가제가 강제 적용되게 된 것이다.
포괄수가제의 쟁점
포괄수가제는 의료서비스의 양이나 질 등 진료 내용에 관계 없이 질병군별로 미리 책정된 정액 진료비를 의료서비스 제공자에게 지불하는 제도이다.하지만 의료인들은, 의료인이 어떤 재료나 약제를 가지고 어떤 치료를 하던 간에 미리 책정된 정액 진료비만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획일화된 제도라고 주장하고있다.
보건복지부는 이 제도의 시행으로 환자의 본인부담금이 약 21%가 절감되며, 의료의 질 저하는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적게 먹거나 많이 먹거나 똑같은 비용을 지불하는 부페식당과 같은 이 제도는 절대 의료의 질 저하를 막을 수 없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포괄수가제가 과잉진료를 억제함으로써 건강보험의 재정 안정화를 꾀할 수 있으며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의료계는 정작 우려해야 하는 것은 이제도의 시행으로 인하여 필연적으로 발생될 수 밖에 없는 과소진료의 문제와 국민건강보험료 상승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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