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15일 의료계가 당면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직시하고 그 타개책을 모색하기 위해 제2차 전국의사 대표자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연석회의에 모인 전국 의사 대표자들은 의료계의 처한 대내외적 어려운 상황인식을 공유하고, 대정부 투쟁의 당위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살인적인 저수가, 통제일변도의 관치의료, 포괄수가제, 대체조제 확대, 성분명처방 추진 등 의사의 최선의 진료를 가로막는 정책이 쏟아지고 있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것.
전국의사대표자들은 특히 많은 의료인들의 직면하고 있는 열악한 의료환경과 삶의 질적인 측면에 주목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이 주 40시간 근로를 기준하고 있어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 대다수 근로자들이 주 5일 40시간 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유독 의료기관 종사자만은 같은 국민임에도 삶의 질은 도외시 된 채 정부의 저수가 정책에 의해 주 6일 50시간 이상의 근무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전임의들의 근무여건은 더욱 열악하여 주 80시간(혹은 100시간)을 초과하는 살인적인 근무환경에 놓여있다는 것.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내과계는 20~40명 이내의 진료를 권고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저수가 정책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일평균 8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지 않으면 최소한의 경영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 문제는 이러한 어려운 의료현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는 커녕 의료인의 주 40시간 근무와 토요일 휴진이 향후 현실화되면 의료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여, 실질적으로 의료인의 주 6일 50시간 이상의 근무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에 전국의사대표자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전국의사대표자들은 개원의, 봉직의, 전공의 등 모든 직역과 지역을 망라하여 “주5일 40시간 근무 운동”을 추진하는 한편, 국민의 건강권과 보건의료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가 책임을 지고 보건의료인들이 주5일 40시간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적정수가를 보장하는 등 제반 관련제도를 보완하는 정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전국 회원들에게 “주5일 40시간 근무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성명서와 대회원 서신문을 채택했다.
전국의사대표자들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자인 의사들이 최소한의 근무여건 보장을 요구하는 것은 여타 사업장과 달리 의료서비스는 정부가 가격결정권을 가지고 있고 각종 규제를 통해 의료기관의 경영활동을 통제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